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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불후의 명작, 윈도우 2000(Windows 2000)을 기억하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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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불후의 명작, 윈도우 2000(Windows 2000)을 기억하며

올티아티 2020. 6. 18.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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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약 20여년 전에 윈도우 2000(Windows 2000)을 처음 출시했습니다.  윈도우 2000은 당시의 윈도우 98(Windows 98)이나 윈도우 Me(Windows Millennium Editio)와는 달리 안정성이 매우 높고 믿음직한 운영체제였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윈도우 98이 주를 이루던 시기였지만 (저를 비롯해서) 윈도우 2000을 애용하던 사람도 꽤 있었고요. 가볍고 빠르고 안정적인 운영 체제인 윈도우 2000은 현재의 윈도우 10에 이르기까지 윈도우 발전의 밑바탕과 기반을 마련한 운영체제이기도 합니다.

윈도우 2000은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요. 지금부터 윈도우 2000의 기억과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이 윈도우 2000을 사랑했던 이유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도스가 아닌 윈도우 NT 기반


윈도우 2000은 2000년 2월 17일에 전세계에 출시됐습니다. 윈도우 NT(Windows NT, Windows New Technology)를 바탕으로 개발됐고, 이 때문에 내부 버전 번호도 윈도우 NT 5.0(Windows NT 5.0)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도스(MS-DOS) 기반의 윈도우 3.1(Windows 3.1)이나 윈도우 95/98(Windows 95/98)에서 벗어나기 위해 90년대 초반부터 윈도우 NT 개발에 공을 들였습니다.

2000년대 이전까지 도스 기반 윈도우와 NT가 서로 함께 공존했습니다. 사실 윈도우 95나 98은 90년대 중반까지도 도스나 윈도우 3.1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던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NT로 완전히 전환하고 싶어했지만, 일반 개인 사용자의 컴퓨터 사양이 윈도우 NT의 최소 요구 사항에는 한참 못 미쳤기 때문에 NT로의 완전한 전환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각 가정의 컴퓨터 사양이 윈도우 NT를 실행할 수준만큼 좋아집니다. 이 때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윈도우 제품을 윈도우 2000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2001년 윈도우 XP(Windows XP)가 나오기 전까지 이 방안을 보류합니다.

덕분에 윈도우 XP가 나오기 전까지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안정적인 윈도우를 사용한다는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저만 그랬나요?)


윈도우 Me와는 달리 매우 안정적인 운영 체제


90년대 후반에 컴퓨터를 사용하셨다면 갑작스러운 멈춤 현상, 이유를 알기 어려운 오류와 블루스크린을 자주 겪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도스나 윈도우 3.1, 윈도우 95/98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었죠. 도스를 바탕으로 한 윈도우는 최신 양문형 냉장고에 40년 전에 생산된 모터를 단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언제든지 문제가 일어나거나 작동을 멈출 확률이 높았습니다.

도스 기반 윈도우는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기능이 많아졌고, 사람들도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안정성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합니다. 윈도우 98은 문제 해결을 위해 컴퓨터 재시작이나 윈도우 재설치를 해야 할 일이 많았고, 실행 중인 프로그램끼리 서로 충돌하거나 프로그램과 윈도우가 충돌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특히 윈도우 Me가 불안정하고 불필요하게 무겁다고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와는 달리 윈도우 2000은 윈도우 98을 사용하던 컴퓨터에서도 놀라울만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더라도 다운되거나 멈추지 않고 프로그램을 설치한 이후에도 컴퓨터를 재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일종의 기적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도 2000년대 자사 웹사이트의 윈도우 2000 소개 페이지에서 ‘컴퓨터 재시작 필요성과 횟수 감소’를 주요 장점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윈도우 2000의 안전성은 지금까지도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요. 아직도 윈도우 2000 특유의 가볍고 쾌적하고, 빠릿빠릿한데다 경쾌한 동작은 잊히질 않네요.


유용한 신기능 대거 등장


윈도우 2000은 총 네 가지 버전으로 나왔습니다. 각각 프로페셔널(Professional), 서버(Server), 어드밴스드 서버(Advanced Server), 데이터 센터 서버(Datacenter Server)라고 불렀는데요. 이 가운데 기업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윈도우 2000 프로페셔널(Windows 2000 Professional)이 가장 많이 사용된 버전입니다.

윈도우 2000에는 유용한 신기능이 대거 등장했는데요. 특히 눈길을 끄는 기능은 NTFS 3.0과 윈도우 인스톨러(Windows Installer), 시스템 파일 보호 기능입니다. 윈도우 인스톨러는 지금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윈도우의 핵심 기능으로 윈도우 2000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msi 확장자 파일을 더블클릭해서 간편하게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윈도우 인스톨러 덕분입니다. 윈도우의 중요 시스템 관련 파일을 삭제하거나 변경하지 못하도록 막는 시스템 파일 보호 기능도 윈도우 2000의 신기능이었습니다. 다이렉트X(DirectX)가 기본으로 시스템에 내장되어 있어 최신 게임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었고요.



제어판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익숙한 형태의 프로그램 추가/제거 기능도 윈도우 XP의 새 기능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윈도우 2000에서 새롭게 추가한 기능입니다. 기업체에서 여러대 윈도우 컴퓨터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 액티브 디렉터리(Active Directory) 기능도 윈도우 2000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해적판은 무료


윈도우 2000은 원래 기업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운영 체제 였지만, 의외로 일반 개인 사용자도 많이 사용한 운영체제이기도 합니다. 이런 흐름은 윈도우 2000의 높은 안정성 덕분에 인기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CD를 통한 공유가 활발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인증 과정이 없고 제품 키만 입력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불법 복제가 흔했습니다.

윈도우 2000 프로페셔널 버전의 가격 또한 비쌌습니다. 당시 가격이 약 34만원 정도였는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여 지금 현재의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50만 원 정도가 됩니다. 윈도우 98의 당시 가격이 약 13만 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현재의 가격은 약 18만 원)이었기 때문에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윈도우 2000은 일반적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대기업 컴퓨터에 설치되어 나오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개인 사용자가 사용하려면 따로 구입하든지 혹은 업무 관계로 윈도우 2000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통해 구해야 했습니다.

여러 해 동안 윈도우 98이나 윈도우 Me의 블루스크린을 경험한 사람에게 윈도우 2000은 신세계 그 자체였습니다.


윈도우 XP의 현실적인 대안


윈도우 XP가 출시된 이후로도 여러 해 동안 윈도우 2000은 윈도우 XP의 대안이었습니다. 윈도우 XP에는 당시 논란을 불러일으킨 기능이 일부 도입되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인터넷을 통한 정품 인증 기능이었고, 다른 하나가 색상이 알록달록 화려한 새 화면 디자인이었습니다. 윈도우 XP의 새 화면 디자인은 출시 당시 호불호가 크게 갈렸죠.

윈도우 2000이 지닌 보다 전문적인 이미지의 깔끔한 회색 계열의 디자인을 훨씬 더 선호하는 사람이 일부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윈도우 XP의 프로그램 대부분을 문제 없이 잘 실행할 수 있기도 했고요.


윈도우의 미래를 열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서도 윈도우 2000은 기업 사용자 전용에 가까웠던 윈도우 NT를 보다 안정적이고 기술적으로 성숙한 형태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개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전 버전인 윈도우 NT 4.0(Windows NT 4.0 Workstation)만 해도 소수의 기업 사용자만 고려한 탓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종류가 제한적이었고, 멀티미디어 기능도 취약했습니다. 윈도우 2000은 사용성, 편의성, 호환성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대폭 강화했고,  덕분에 윈도우 NT가 모두를 위한 운영체제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비교적 최근까지 윈도우 부문을 이끌던 스티븐 시놉스키는 (당시에는 오피스 부문 담당) 윈도우 2000을 이렇게 평하기도 했습니다.

“윈도우 2000이 없었다면, 윈도우 XP도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윈도우 NT 운영체제를 일반 대중도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것도 윈도우 2000 덕분입니다.”

윈도우 2000은 1993년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윈도우 NT 3.1(Windows NT 3.1)이 윈도우 XP를 거쳐 현재의 윈도우 10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튼튼한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요구사항


이걸 빼놓으면 섭하겠죠. 마지막으로 윈도우 2000 프로페셔널 버전의 당시 최소 시스템 요구 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 133 MHz 이상의 펜티엄급 CPU
* 64MB 메모리
* 최소 650MB의 여유 공간이 있는 2GB 하드디스크
* 윈도우 2000 프로페셔널은 단일 CPU뿐만 아니라 듀얼 CPU도 지원함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봐도 요구사양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죠? 최소 요구 사항을 겨우 충족하는 컴퓨터에서도 매끄럽게 동작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한 때 정말 많이 사용했고, 너무나 사랑했던 운영 체제. 지금도 애착이 가는 윈도우 2000. 앞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추신으로, 윈도우 2000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컴퓨터 사양도 그렇고 윈도우의 기능을 봐도 그렇고 우리 모두가 정말 먼 길을 왔네! 너 없이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야! 윈도우 2000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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